2023년 9월 9일 토요일, 이틀 동안 진행됐던 너디너리 데모데이의 두번째 날에 참여한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생각해보니 개발에 뛰어든 뒤 처음으로 참여한 컨퍼런스였다.
스터디를 같이 하는 회사 선배 두 분과 함께 다녀왔다.
주 목적은 대선배 개발자 분들의 세션이었지만 부스도 구경하고 싶어 2시간 일찍 방문했다.
거의 제일 먼저 입실해서 가운데 착석했다.
발표 세션은 가로 줄 3개가 한 그룹으로 최대 2개 선택 가능했다. 내가 선택한 세션은 아래 여섯개다.
여섯개 모두 기술보단 성장에 관련한 주제들이었다.
보고 느낀 것들을 간략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 스킬 (최용호)
‘나 자신을 먼저 알라’ 그리고 ‘나 자신을 알려라’
‘메타 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면접과 취업을 떠나서 ‘메타 인지’가 선행 돼야 말을 잘 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가? 나는 어떤 스타일의 개발자인가? 알기 위해선 경험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아니면 빨리 다른 거 시도하면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
커뮤니티 활동의 중요성도 알게 됐다. 적어도 나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공부하면서 얻는 힘이 크니까~
내가 만난 일잘러 신입의 특징 Part1, Part2 (송요창)
기업에서 기대하는 신입은 어떤 사람일까?를 주제로 발표해주셨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내 상태 알리기, 고민보다 질문하기, 피드백 요청하기, 알게 된 것 남기기. 코드 리뷰하기.
첫 번째 주제와 더불어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을 한번 더 느끼게 됐다.
내가 가장 찔렸던 건 고민보다 질문하기였다. 너, 나중에 물어볼 사람 없으면 어떡할래? 공식 문서 볼 줄도 알아야지 하며 삽질한 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ㅎㅎㅎㅎ 혼자서 척척 해내시는 선배 개발자 분들을 보면서 나도 혼자 잘해보고 싶었으나…
과거에도, 미래에도 나는 혼자 일하지 않을 것이다. 나한테 필요한 건 홀로 서기보단 어떻게 하면 모르는 걸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지가 아닐까?
레거시 환경 속에서 NEXT 준비하기 (이복음)
엄청난 레거시 환경에서 일하셨던 경험을 공유해주셨다. 어느 회사를 가든 원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
개발 업계에서 레거시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실제로는 ‘유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록 부채처럼 느껴질지라도 레거시에는 개발의 역사가 담겨있다. 배울 점이 없는 코드는 없다. 개선 욕구는 발전의 땔감이 된다. 새롭게 바꿔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다.
나 또한 회사에서 자바6, xplatform 기반 개발을 잠깐 했던 경험이 있어 공감이 많이 됐다. 당시에는 정말 벗어나고만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이 배우기도 했다. 제일 자신 없었던 쿼리 실력이 확 늘었으니 말이다.
코드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나까지 과거에 매몰되어 발전을 저어하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Junior들을 위한 너무 늦게 알아버린, 너무 일찍 알게 된 (송주영)
내 개발 인생은 언제나 후회의 연속이다. 제일 많이 하는 후회는
더 빨리 시작할 걸.
더 열심히 할 걸.
더 제대로 할 걸.
이 세 가지다. 사실 지금도 이 세 개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ㅎㅎㅎ 놀다 보면 다시 1번부터 반복.. 아무튼 이렇게 게으르게 살다 보니 가장 끌리는 제목의 발표였다.
물론 발표자님은 게으름 따위는 모르시는 갓갓생러셨다. 😂
절대 적지 마시고 제 말에 집중하세요! 하시며 CS 지식과 지식의 깊이를 강조하셨던 것 같다.
내가 지키지 못한 조언들 (하조은)
가장 재치 넘치는 강연이었다. 개발자에게 조언을 하는 입장에서 조언을 받는 입장이 되면서 지키지 못한 조언들을 소개해주셨다. 내가 하나같이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라 웃겼다.
- PR은 작은 단위로 올려라.
- 완벽 보단 완성이 중요하다.
- 개발에만 매몰되지 말고 큰 그림을 봐라
사실,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다. 세션이 끝날 때마다 질문들이 있었다. 어떻게 공부하는 게 좋을까요? 지금 회사를 그만두는 게 좋을까요? 사실 답은 뻔하다. 질문자들도 모두 답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 실천해도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어떤 회사에서 일해야 할까? (박상권)
소규모 스타트업, 금융회사, 대기업에서 창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사를 겪으신 경험을 발표해주셨다. 취직 할 때 회사 규모는 딱히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없어서 참 내 둥지를 찾으려면 많은 걸 고려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사람이 취향이 생기려면 뭐라도 겪어봐야 하는 것 같다. 회사를 다니다보니, 나는 일에서 내 가치를 찾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적어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돼도 그만인 사람은 되기 싫다. 개발은 내가 잘하는 일 중 하나고, 인정받고 싶고, 더 좋게 만들고 싶다.
나를 인정해주는 회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코드리뷰 해보고싶다…ㅠ0ㅠ
직장인이 돼서도 끊이지 않는 진로 고민…
후기
여섯분의 강연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말을 정말 잘하신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확신이 있는 사람만 가능한 애티튜드가 참 멋있어 보였다.
요즘 나의 제 1 고민은 말 잘하기다. 내가 말을 못하는 이유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ㅎㅎ 수박 겉핥기만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최근의 공부는 계속 질문하면서 한다. 이걸 누군가한테 설명한다면 어떻게 말할까? 나는 대체 어디까지 모르는 것인가…!!
이번 너디너리 컨퍼런스는 업무에 지친 내게 정말 많은 자극이 돼주었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내 장점은 다른 사람 말을 잘 듣는 거라 생각한다~ (팔랑귀라는 단점이기도 하다..)
아무튼 고딩 때 접은 페이스북에도 가입했다. 자바 카페 스터디도 하나 들었다.
벌써 2023년이 4분기까지 달려와 버렸다.
남은 올해도 화이팅 하기로..^^